2006독일월드컵 출전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여겼던, 스트라이커 이동국 선수가 다른 선수와 부딪치지도 않았는데 공을 받으려고 몸을 돌려 달려가다가 갑자기 쓰러져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이 다시 좌절됐다.
이동국 선수의 경우는 운동 중 무리하거나 갑작스럽게 관절을 움직이면서 생길 수 있는 골절이나 연골손상, 인대파열 등의 부상을 말하는 ‘스포츠 손상’으로 갑자기 몸을 돌림으로써 전방십자인대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파열된 경우다.
최근 들어 주5일 근무제가 일반화돼 여가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운동 중 ‘스포츠 손상’을 입고 병원을 찾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스포츠 손상’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 무릎인데, 대표적인 손상이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조기치료가 2차적 관절연골 파괴 예방

“무릎은 체중의 전체를 지탱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뿐만 아니라 외부 충격에 쉽게 노출되는 부위 중 하나가 바로 무릎입니다. 최근 젊은이들 가운데 축구나 농구, 혹은 계절 스포츠인 스키나 보드 등을 즐기다가 뜻하지 않게 ‘스포츠 손상’을 입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천번의 관절내시경 수술 노하우를 갖춘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스포츠관절 전문 클리닉’ 초이스정형외과 최정기 원장의 말이다.
최원장에 따르면 최근에는 ‘스포츠 손상’에 따른 무릎 손상 환자들의 대부분이 과격한 스포츠도 마다하지 않는 젊은층이라는 것. 그러나 이러한 무릎 손상은 심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잦아들고 후유증도 없지만 제때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반월상 연골 손상 때문에 심하게는 관절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반월상 연골판이란 대퇴골, 즉 허벅지뼈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 대퇴골과 무릎뼈, 즉 경골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해주는 초승달 모양의 연골판을 말합니다. 이것은 무릎 연골을 앞뒤로 감싸고 있는데 연골과 연골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연골을 보호하는 쿠션 같은 역할을 하고 있죠. 이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 전체에 분산돼야 할 체중의 압력이 한 곳으로 몰리면서 연골 손상을 가속화시키게 됩니다. 이런 상태를 유지하면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연골이 닳아서 관절염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무릎의 연골과 연골 사이에 위치해 완충 작용을 하고 있는 반월상 연골판의 경우 스키나 축구, 농구, 스쿼시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찢어지기도 하지만 원인이 없이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최원장의 설명이다.
반월상 연골판에 손상이 왔을 경우 손상 당시에는 심하게 통증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통증이 사라진다. 그러나 어느 순간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릎을 오므렸다 펼 때 등 특정 동작에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2차적 관절 연골의 파괴를 막는 길이다.
최원장에 따르면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이 왔을 경우 파열 정도와 위치, 모양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증상도 조금씩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최원장은 “일반적으로는 무릎을 펴고 걷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거나 가벼운 활동이나 운동 후에 무릎이 붓고 순간적으로 무릎을 펼 수 없거나 구부리기 힘든 상태가 되며, 무릎이 어긋나는 느낌이 들고, 무릎에 힘이 빠지며 무릎 관절에서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에 따른 대표적 증상”이라고 설명한다.
이같이 반월상 연골판에 손상을 입은 경우 치료방법은 손상 정도가 경미할 경우 약물치료와 재활운동요법을 통해 치료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1~2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서 1개월 정도 보존적 요법을 시행하면 증상이 상당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손상 정도가 커 보존적 요법으로 치료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면 절제술이 불가피하다.

파열 심하면 관절염을 예방하는 수술받아야

최원장은 “연골판 손상 당시 가능한 연골판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만 초기 손상이 심할 경우에는 부득이 많은 부분의 연골판을 절제하게 되는데, 이때 이차적인 관절염 유발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관절염이 진행됨에 따라 무릎에 통증을 느껴 환자들은 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있다고 하소연을 하게 되죠. 이럴 경우 연골판을 광범위하게 절제한 후 생기기 쉬운 초기 및 중기의 관절염을 예방하고자 반월상 연골판 동종이식술을 고려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때 시행하는 반월상 연골판 동종이식술은 말 그대로 환자의 연골판과 크기가 맞는 다른 사람의 연골판을 이식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의 경우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학계에서도 많은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반월상 연골판 동종이식술을 시행해 좋은 결과를 학계에 보고한 최원장은 “수술과정은 먼저 이식할 타인의 연골판을 확보하게 되면 이를 잘 다듬어 무릎에 맞게 디자인하고 연골판의 위치를 내시경으로 확인해 안착할 위치에 터널을 만들어 이식할 연골판을 무릎에 삽입하고 봉합하는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이 수술을 시행할 경우 관절이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기 때문에 권할 만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031-216-8275)
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

돋보기 치료사례

사례1. 허모씨(52·여)

여가로 각종 스포츠를 즐기던 40대의 허모씨는 2년 전부터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조금 무리를 하면 무릎이 붓는 현상을 느꼈다. 워낙 건강에는 자신이 있던 터라 별로 걱정하지 않았던 허씨는 어느 순간부터 무릎을 구부리기 힘들어졌다. 그러면서 무릎에 통증을 느끼자 허씨는 즐기던 볼링이나 테니스를 그만두고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가벼운 연골손상이라며 약을 처방해 주었고, 약을 먹어도 통증이나 다른 증상에 호전이 없자 허씨는 전문의를 수소문해 초이스정형외과를 찾았다.
의사의 진단결과 허씨의 무릎은 반월상 연골판의 파열이 매우 심해 복원이 힘들어 불가피하게 반월상 연골판 동종이식술을 받은 허씨는 수술 1년 반이 지난 요즘 그동안 무릎으로 인해 즐길 수 없었던 볼링 등을 즐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례2. 남모씨(34·남)

어린시절부터 스포츠라면 종목을 가리지 않고 즐기던 남모씨는 3년 전 동료들과 농구를 즐기다가 갑자기 무릎의 통증을 느끼게 됐다. 외부적인 충격을 입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남씨는 그냥 시간이 흐르면 나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더니 외측 연골판이 파열됐다며 수술을 권했다. 하는 수 없이 남씨는 수술을 받았으나 1년 전부터 무릎이 자주 붓고 통증이 있어 인터넷을 통해 초이스정형외과를 찾았다.
의사의 관절경 검사상 진단으로는 첫번째 수술에서 광범위하게 연골판을 절제해 그후에 찾아오는 연골손상으로 인한 관절염 초기였다. 더 이상의 관절염을 막기 위해 타인의 연골판을 이용해 없어진 외측 연골판을 복원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1년이 지난 현재 최원장은 내시경을 통해 완전히 생착된 연골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남씨 역시 무릎의 통증이 사라져 밝은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